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장 현지 지도에 나서며 한 달여 만에 공개활동을 했다. 조선중앙TV는 16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결속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료해(파악)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장 현지 지도에 나서며 한 달여 만에 공개활동을 했다. 조선중앙TV는 16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결속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료해(파악)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5일만에 삼지연 건설사업장을 시찰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이후 최장 기간의 잠행을 깨고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앞서 김정은이 큰 결단을 앞두고 삼지연을 찾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대미(對美)·대남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결속(마무리)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료해(파악)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보도한 것은 35일 만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12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남조선의 군비 현대화 시도가 최근 들어 도가 넘을 정도로 노골화되고 있다”며 대남 비방 연설을 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김정은의 잠행은 2014년 39일간 모습을 감춘데 않은데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김정은이 올 들어 처음으로 평양 밖에서 첫 공개활동을 펼치며 정치적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시찰에는 조용원·김덕훈·박정천 등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김정은의 최측근들이 대거 동행했다. 김정은은 미·북 비핵화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인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랐고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에도 삼지연을 찾았다. 그에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와 장성택 처형 직전에도 이곳을 찾았다. 북한은 백두산을 끼고 있는 삼지연을 소위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혁명성지’로 삼고 2018년부터 대대적으로 재개발하고 있다.

대내 결속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들어 기존에 김일성·김정일에만 사용하던 ‘수령’이라는 호칭을 김정은에게까지 사용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김정은의 행보에 대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첫해 성과 홍보 측면도 있고 김 위원장의 10주년을 맞아 인민생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의 하나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현장에서 “삼지연시 건설은 지방인민들을 문명한 물질문화 생활에로 도약시키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이라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