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오금·가락동에서 재건축,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오금동 가락상아2차.  /장현주  기자
서울 송파구 오금·가락동에서 재건축,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오금동 가락상아2차. /장현주 기자
서울 송파구 남쪽에 있는 가락·오금동의 노후 아파트 정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980년대 중반에 지어진 단지는 재건축을, 기존 용적률이 높거나 재건축 연한(준공 30년)을 채우지 못한 단지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잠실동·신천동에 비해 가격이 많이 낮은 상황이어서 수요자의 관심이 높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금동 ‘가락상아2차’ 리모델링 추진위는 지난달 정비업체(세종코퍼레이션)와 설계업체(지안건축)를 선정했다. 1988년 준공된 이 단지는 750가구로 조성됐다. 기존 용적률이 249.3%로 높은 편이다. 지하철 5호선 개롱역이 단지 옆에 있다.

"잠실 따라잡자"…오금·가락동 정비사업 '활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가락동 ‘가락쌍용1차’는 지난 5월 쌍용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컨소시엄엔 주관사인 쌍용건설을 포함해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이 참여했다. 199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4층, 14개 동, 2064가구로 이뤄졌다. 3개 층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5층~지상 27층, 14개 동, 2373가구로 탈바꿈한다.

오금동 ‘아남아파트’는 분양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2012년 주택법 개정으로 가구 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허용된 이후 처음으로 일반분양이 이뤄지는 아파트 단지다. 기존 지하 1층~지상 15층, 299가구가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3층~지상 16층, 328가구로 거듭난다. 2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예정이다.

가락동 ‘가락금호’는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광고 현수막을 걸고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1997년 입주한 이 단지는 915가구 규모다.

가락·오금동 일대에서는 재건축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준공 38년 차를 맞은 오금동 ‘가락상아1차’는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지난 5월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1984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현재 226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405가구로 탈바꿈한다. 송파구 관계자는 “가락상아1차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공람 공고 절차가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다”며 “교육환경영향평가 등을 통과하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금동 ‘가락우창’은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1985년 5월 완공된 이 아파트는 4개 동, 12층, 264가구 규모다.

가락동에서는 재건축 조합설립을 마무리한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가락동 ‘가락미륭’은 지난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아파트는 1986년 준공된 15층, 435가구의 중층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612가구로 거듭난다. 이외에도 가락동 ‘가락극동’(555가구), ‘삼환가락’(648가구), ‘가락프라자’(672가구) 등이 조합설립을 마쳤다. 가락동의 ‘가락현대5차’는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5층, 179가구로 지어질 예정이다.

오금·가락동 일대는 지하철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을 비롯해 5호선 개롱역과 3호선 경찰병원역, 8호선 가락시장역 등이 있어 도심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금동 아파트의 3.3㎡당 평균 시세(지난 9일 기준)는 3759만원으로, 송파구 전체(5625만원)의 66.8% 수준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잠실동의 경우 3.3㎡당 6908만원에 달한다.

인근에 1만 가구 규모의 거여·마천뉴타운이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거여2-2 재개발) 등의 입주로 새 아파트촌으로 거듭나는 것도 주민들의 정비사업 열기에 불을 붙였다. 정비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를 짓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락동 A공인 관계자는 “잠실·신천동 집값이 크게 뛰면서 송파구 다른 지역의 정비사업이 힘을 받고 있다”며 “9510가구 규모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성공적으로 입주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