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위해 준비된 모더나 백신/ 사진=연합뉴스
접종 위해 준비된 모더나 백신/ 사진=연합뉴스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40대 워킹맘이 백신 접종 후 "몸에서 계속 피가 나고 있다"며 부작용을 호소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A 씨(43)는 지난달 17일 모더나 백신을 접종했고, 11일 뒤인 9월 29일 5시경 갑작스럽게 실신해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검사를 담당한 의료진은 "혈전이 생겨 CT를 찍어도 원인을 알 수 없고, 배에 피가 많아 CT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 생명이 위급하지 않지만 신장 쪽에 혈전이 생겨 다른 대학 병원 가는 것이 좋겠다"는 덧붙였다.

A 씨는 "아이를 낳는 고통보다 더 심한 고통이었다"며 "인근의 대형 병원으로 이송되면서도 마약성 진통제로 견뎠다"고 했다.

이송된 병원 검사 결과 A 씨의 혈소판 수치가 매우 떨어져있었다. A 씨는 "혈소판 수치가 더 떨어지면 수혈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혈전도 심해 신장, 요도, 방광까지 염증이 퍼졌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백신을 맞기 전 기저질환도 없었고 10년 이상 병원 한 번을 안 갈 정도로 아주 건강했다"며 모더나 백신을 맞은 후 부작용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A 씨는 3주간 항생제 치료를 받은 끝에 염증과 혈소판 수치는 정상 범위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건 지금 몸에선 처음과 동일하게 계속 피가 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염수를 배에 넣어 씻어내고 있으나 피가 멈추지 않았다. 병원에서도 이례적인 경우라고 한다. 보건소에 전화하니 도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만 질병관리청에서 받아준다고 하더라"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3주째 몸에서 피가 나는데 응급이 아니냐. 사람이 죽어야지만 응급 상황이 되느냐"며 "살기 위해 맞은 예방 접종 백신 때문에 이렇게 계속 피를 흘리게 될지 몰랐다. 감사한 건 내 아이들이 이런 상황이 아니라는 건데 언젠가 아이들이 모더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겁이 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총 32만 3018건이다.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은 모더나 백신이 0.62%로 가장 많았고 얀센 0.58%, 아스트라제네카 0.52%, 화이자 0.36%가 뒤를 이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백신 안전성위원회를 설치해 이상반응 인정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은 신규 백신이기 때문에 허가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이나 새로운 조사 근거가 발표되고 있다"며 "한번이 아니라 주기적이고 광범위한 평가가 필요하고, 이를 의학한림원 등 전문학회에서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성위원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신고자료를 분석해 인과성 인정 범위가 확대되면 기준을 소급 적용해서 기존 신고자들, 또 신고하지 않았던 분들에게도 적절한 지원과 보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