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가족 광산업체 매각 둘러싸고 부정 의혹
칠레 대통령, '판도라 페이퍼스' 폭로에 검찰 수사 받게 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판도라 페이퍼스'가 폭로한 과거 광산업체 매각 관련 의혹으로 결국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칠레 검찰은 8일(현지시간) "대통령 가족과 연관된 광산업체 '도밍가'의 매각을 둘러싼 판도라 페이퍼스 내용에 대해 오늘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뇌물과 조세 범죄 가능성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 엘메르쿠리오 등이 전했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지난 3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현직 각국 정상 35명을 포함해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탈세와 부패 실태 등을 폭로한 문건이다.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피녜라 대통령의 경우 2010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이뤄진 도밍가 매각 관련 의혹이 문건에 담겼다.

대통령 자녀들 소유였던 도밍가는 당시 피녜라 대통령의 친구인 한 사업가에게 팔렸는데, '(정부가) 도밍가가 광산을 운영하는 지역에 환경보호구역을 설정하지 말라'는 계약 조건이 붙었다는 것이다.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칠레 매체들에 따르면 실제로 피녜라 당시 정부는 해당 지역을 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의혹이 폭로된 후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 12년간 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도밍가 매각 과정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또 칠레 사법당국이 2017년 해당 의혹을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도 주장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야권은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퇴진 요구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 LAN항공(현 라탐항공) 등을 소유했던 보수 성향의 피녜라 대통령은 2010∼2014년 집권 후 2017년 대선에서 다시 승리해 2018년 재취임했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