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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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성폭력 등의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송치된 적 있다는 걸 숨기고 결혼한 남편과 혼인을 취소하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라디오의 법률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전파를 탄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하다가 남편이 학창시컬 학교폭력과 성범죄 가해자였으며, 그 일로 소년원에 다녀온 걸 알게 됐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결혼 전) 3년이나 연애했는데도 이 사실을 모르고 결혼한 게 너무 억울했고, 성범죄 전력이 있는 남자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다”며 “이 결혼을 취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 사연의 상담을 맡은 최지현 변호사는 “혼인 취소가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혼인 일방 당사자 또는 제3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제대로 말하지 않고 숨기거나, 침묵한 경우도 혼인 사기에 포함된다”며 “A씨의 경우 남편이 자신의 범죄전력에 대해서 미리 고지하지 않은 부분도 혼인취소 사유 중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 소송은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혼인 취소 청구를 못 하기 때문에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최 변호사는 조언했다. 또 혼인 취소가 이뤄져도 혼인관계증명서에는 혼인취소 이력이 남아 미혼인 상태와 같아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남편이 소년원 송치됐던 사실을 숨기고 결혼해 A씨에게 정신적 손해를 준 데 대해서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최 변호사는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