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박사방같은 사이버성범죄, 3년새 83% 늘어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범죄가 3년새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n번방·박사방'과 같은 사이버 성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금융범죄의 증가율이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범죄 발생건수는 23만4098건으로 3년 새 77.7% 늘어났다.

특히 사이버성범죄 발생건수는 지난해 4831건으로 2017년 2464건과 비교해 83% 증가했다. 이 의원은 “검거된 피의자와 피해자 대부분이 10~20대의 어린 연령층이라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이미지와 음성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술도 불법 성영상물에 악용되며 범죄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금융범죄는 3년새 266% 늘어나 지난해 2만248건 발생했다. 사이버범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이버사기는 지난해 17만4328건으로 2017년에 비해 88.2% 증가했다.

사이버범죄의 증가율이 가파르지만, 경찰 인력은 이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팀 정원은 2153명으로 2017년(1565명) 대비 37.5% 증가한데 그쳤다. 사이버범죄 발생건수 증가율(77.7%)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사건은 늘고 경찰수가 부족하니 처리 기간은 길어졌다. 사건 1건당 처리기간은 2017년 66일에서 올해 107.9일로 63.5% 증가했다. 또 지난해 사이버범죄수사관 1명에게 평균적으로 접수된 사건은 329.7건으로 연간 적정업무량(104.16건)의 3배에 달했다.

이 의원은 “사이버 범죄의 급증과 지능화로 수사 난이도는 높아지고, 수사인력은 부족한 상태”라며 “수사인력을 늘리고 전문수사기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사이버범죄 수사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