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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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추가 물량 풀린다고 해서 구매 대기했는데 또 금방 품절이네요. 샴푸 하나 사기 참 어렵습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비자의 하소연이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이같이 한탄하는 글이 부쩍 늘었다. 중심에 있는 건 ‘완판 샴푸’로 소문난 ‘모다모다’다. 판매 직후 열흘 만에 1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샴케팅(샴푸+티케팅)’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염색 아닌 갈변으로 새치 관리

지난 4월 설립된 모다모다는 6년의 준비 끝에 나온 회사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닥터라벨라 디엘스킨 등을 판매하는 화장품기업 비에이치랩을 운영하던 2015년, 이해신 KAIST 교수로부터 샴푸사업 제안을 받았다. 머리에 바르고 감으면 새치가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제품을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제품의 원리는 폴리페놀에 있었다. 이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이 교수는 산소와 접촉한 폴리페놀 효소가 다양한 색소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 착안해 성인들의 고질적 고민거리인 새치 관리에 접목했다. 껍질을 깎아서 상온에 두면 갈색이 되는(갈변) 사과처럼, 공기 중의 새치가 짙은 갈색으로 변하도록 한 것이다.
새치 관리 샴푸 ‘모다모다’를 선보인 배형진 대표(왼쪽)와 이해신 KAIST 교수.  모다모다 제공
새치 관리 샴푸 ‘모다모다’를 선보인 배형진 대표(왼쪽)와 이해신 KAIST 교수. 모다모다 제공
2016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포장 용기를 생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내용물이 산소와 미리 접촉하면 갈변 효과를 잃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담을 포장 용기를 찾는 데 6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4월 모다모다 법인을 출범하고 3개월 뒤 제품을 정식 공개했다. 첫 온라인 판매가 이뤄진 지난 2일, 판매 사이트는 대란을 겪었다. 준비 물량 3만 개가 10시간 만에 소진됐기 때문이다. 트래픽 초과로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한 사태까지 겪었다. 배 대표는 “국내 추산 새치 고민 인구가 약 2500만 명”이라며 “염색이 아니라 샴푸만으로 새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관심이 집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 매출 200억원”

‘모다모다 대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마트 올리브영 등의 매장에 내놓은 제품이 첫날 전부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1인당 1개씩으로 구매물량을 제한했지만 일부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사들이는 사람이 많아 소용이 없었다. 배 대표는 “현재까지의 주문 물량만으로 올해 200억원 이상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다모다 대란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발생한 일이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월 120만 개 생산이 가능하도록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해외시장 공략과 상장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