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오른쪽)가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왼쪽)와 단독 회동을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것과 관련 야당 내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가 송영길 대표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고 보도됐다. 사실이라면 황당한 일"이라고 운을 뗐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의 기존 입장은 반대였다. 전국민 지급을 통한 소비 촉진은 코로나19 방역에 역행하는 것이고, 실제적 피해자에 대한 보상, 지원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의 기존 입장과 다른 합의를 해준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통일부 폐지 등 정부조직개편 문제도 대선 예비후보들이 공약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당 대표가 말하는 것은 당의 공식 입장 또는 당론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의미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당내 소통에 좀 더 노력해야 하고,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 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려하느냐"면서 이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여당이야 원래 철학이고, 원칙이고 상관없이 돈 뿌리는 것으로 일관했지만, 국민의힘은 적어도 다음 세대의 등골을 빼먹으며 불필요한 빚을 내지 말자고 다짐해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금, 소상공인의 시름이 어디까지 깊어질지, 5차 6차 유행은 유지 않을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꼭 필요한 지출이 아니면 정말 아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상황에서 재난의 충격을 전혀 받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모두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것에 도대체 무슨 정책합리성이 있느냐"면서 "무엇보다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 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한 당대표를 뽑았을 때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 그는 젊은 당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당내 반발이 일자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손실을 입으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상과 보상범위를 넓히고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데 우선적으로 추경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先) 피해보상 확대 후(後) 재원 여력이 있을 경우 재난지원금 지급대상범위를 소득하위 80%에서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것까지 포함해 방역상황을 고려해 필요 여부를 검토하자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