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만 명 넘게 입장하는데 선수들에게는 까다로운 규정 적용
7월 브리티시오픈 골프 엄격한 방역 수칙에 선수들 '불만'
7월 개막하는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선수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26일 "엄격한 코로나19 규정에 화가 난 일부 선수들이 대회 불참을 고려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올해 디오픈은 7월 15일 영국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선수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코로나19 관련 규정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골프위크와 인터뷰에서 "지금 여러 메이저 대회들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례들이 있는데 올해 브리티시오픈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며 "당연히 대회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불참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는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며 "하루 3만 2천 명의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면서 선수들은 가족 동반조차 할 수 없고, 식당에도 가지 못한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골프위크는 "대회를 개최하는 R&A가 선수와 캐디, 코치들에게 보낸 공지 사항을 입수했다"며 "서로 다른 팀의 관계자가 함께 지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고 같은 숙소에 머무는 한 팀의 인원은 최대 4명으로 제한됐다"고 전했다.

R&A는 "많은 대회 참가 인원이 숙소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요구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팀 인원들이 지내는 숙소를 방문하는 것도 금지된다.

7월 브리티시오픈 골프 엄격한 방역 수칙에 선수들 '불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을 지도하는 피트 카우언은 "연습 레인지 근처의 캠핑용 차량에서 다른 캐디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선수들의 반응이라며 "매일 3만 명이 넘게 입장하는 대회장에서 선수들은 지정 숙소에만 지내야 하고, 그 숙소들은 지금 예약하기도 어렵다"며 "사실 우리들은 백신 접종도 다 했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결과도 받은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선수는 "대회를 개최하는 쪽은 대회 참가자를 신경 쓰기보다 더 많은 팬을 입장시켜 맥주를 더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대회장에 입장하는 관중은 마트나 식당에 자유롭게 드나들고 백신 접종을 마친 선수들은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역시 "선수들은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또 선수들은 외부 식당을 이용할 수 없는데 이런 것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몇 달 전부터 해제된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또 선수들은 캐디 1명 외에 2명의 스태프를 동반할 수 있고 가족은 1명만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족은 자가 격리 면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영국 정부가 요구하는 자가 격리 기간을 별도로 마친 인원에 한한다.

현재 미국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는 사람은 자가 격리 10일을 해야 한다.

단 5일이 지난 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올해로 149회째인 디오픈은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대회를 열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