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는 못 이룬 리그 우승, 감독으로는 '무패'로 달성 눈앞
제라드의 레인저스, 무패 우승까지 '승점 1점' 남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전설'로 통하는 스티븐 제라드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 감독이 리그 무패 우승까지 단 1경기만을 남겨뒀다.

레인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빙스턴의 알먼드베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빙스턴에 3-0으로 완승했다.

레인저스는 이로써 정규리그 마지막 38라운드를 남겨두고 승점 99점을 쌓았다.

개막 무패 행진도 37경기째(31승 6무) 이어갔다.

이미 올 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레인저스는 이제 마지막 에버딘전(15일)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무패 우승은 물론이고 리그 역대 3번째로 승점 100점을 달성하는 기록을 쓴다.

레인저스와 스코틀랜드 리그 '양강'을 이루는 셀틱이 2001-2002시즌과 2016-2017시즌, 두 차례 승점 100점 이상을 따낸 바 있다.

스코틀랜드 1부 리그에서 무패 우승은 3차례 나왔다.

100여년 전 1897-1898시즌의 셀틱, 1898-1899시즌의 레인저스가 무패 우승을 이뤘고, 2013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출범 뒤에는 2016-2017시즌의 셀틱이 한 번도 안 지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8년 레인저스 사령탑에 오른 제라드 감독은 2시즌 연속으로 우승컵을 셀틱에 내줬지만 결국 3시즌 만에 우승을 지휘해냈다.

올 시즌 레인저스와 2위 셀틱의 승점 차는 23점이나 된다.

제라드의 레인저스, 무패 우승까지 '승점 1점' 남았다
리버풀에서 오랜 기간 주장을 맡으며 단련한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리버풀의 최고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80) 전 감독도 제라드의 지도력을 칭찬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영국 신문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제라드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말 잘 해냈다"면서 "특히, 경기 뒤 기자회견은 말 하나로 감독이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자리인데 제라드는 늘 침착하게 올바른 대답만 한다"고 말했다.

제라드 감독은 한때 '적장'이었던 퍼거슨 전 감독으로부터 들은 조언이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제라드 감독은 이날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퍼거슨 감독님이 시간을 내 주셔서 몇 차례 통화하며 팀 운영과 관련해 말씀을 들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면서 "언젠가 감독님을 직접 뵙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라드 감독은 현역 시절 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 FA컵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으나 한 번도 리그 우승은 해낸 적이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