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 뒤 반격하면 장기전 가능성…3연승 땐 100% 확률로 '4-0'
'안방서 2패' KCC, 23년 전 현대 '역전 우승' 재현할까
프로농구 2020-2021시즌 정규리그 1위 전주 KCC가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KCC는 3일과 5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정규리그 3위 팀 안양 KGC인삼공사에 연달아 패했다.

2패를 당한 KCC는 7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원정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지금까지 11번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1, 2차전을 진 팀이 승부를 뒤집어 우승한 사례는 두 번이 있었다.

확률로는 18.2%다.

1997-1998시즌 KCC의 전신 대전 현대가 부산 기아(현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2패를 당한 뒤 결국 4승 3패로 우승했고, 이후 20년 만인 2017-2018시즌 서울 SK가 원주 DB에 2패 뒤 4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안방서 2패' KCC, 23년 전 현대 '역전 우승' 재현할까
이 두 차례 역전 우승 가운데 올해 KCC처럼 홈에서 1, 2차전을 내주고 반격에 성공한 것은 1997-1998시즌 현대가 유일하다.

당시 현대는 대전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졌지만 부산으로 옮겨 치른 3, 4차전에서 연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잠실 중립 경기에서 5차전을 기아가 이겼고, 6, 7차전은 현대가 연승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 시리즈는 당시 기아 소속이던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이 손등 부상에 경기 도중 오른쪽 눈 위가 찢어지는 등의 악재를 딛고도 맹활약, 지금까지 유일하게 준우승팀에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가 배출된 사례로 남아 있다.

2017-2018시즌 SK는 원주에서 2패 후 안방으로 돌아와 반격에 성공한 경우다.

'안방서 2패' KCC, 23년 전 현대 '역전 우승' 재현할까
인삼공사가 올해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에서 8연승을 내달리는 등 워낙 상승세가 가파르고, 특히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제러드 설린저가 부진했던 5일 2차전에서도 인삼공사가 승리를 가져가는 등 KCC가 반격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일단 7일 3차전을 따내 1승 2패를 만든다면 단기전이지만 '장기전' 성격도 있는 7전 4승제에서 KCC가 시리즈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한 팀이 1, 2차전을 다 이기고도 최종 7차전까지 간 사례도 11번 가운데 세 번이나 되고, 6차전에서 끝난 경우도 4번이다.

매 시즌 여러 변수가 다르게 작용했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전례로 보면 1, 2차전을 진 팀이 3차전에서 반격하면 의외로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갈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한 팀이 1∼3차전을 모두 휩쓴 경우는 세 번이 나왔는데 이때는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시리즈가 4-0으로 마무리됐다.

일단 인삼공사가 1, 2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3차전이 시리즈 전체 흐름을 좌우할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