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서 1순위로 올라선 양평의 반란

▲영상을 재생하면 '양평역 한라비발디'의 전용면적 59㎡A, 84㎡A, 84㎡B 등 3개의 유니트와 삼성전자 IoT가 적용된 시범예시를 볼 수 있습니다.

전원주택, 주말주택, 세컨드 하우스 등으로 각광받던 경기도 양평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기도에 몇 안 남은 비규제지역인데다 교통망이 확장되면서 주거선호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돈과 시간의 여유있는 서울 사람이 찾던 '차순위'에서 수도권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1순위'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는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9일 양평읍 양근리 일대에서 선보인 '양평역 한라비발디'(1602가구)의 모델하우스에는 평일에도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시공사인 ㈜한라는 온라인으로 사전에 받은 예약이 꽉 차면서 평일로 관람객들의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서울에서부터 남양주, 하남 등 주변 경기권와 강원도 원주까지 다양했다. 지인들과 삼삼오오 찾거나 가족단위로 찾는 구성원까지 있었다.

출퇴근 수요 은퇴 수요까지…관람객층 다양해

서울에서 성인자녀와 같이 네 식구가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모씨는 "은퇴하고 서울 근교에서 자연과 함께 살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있지만, 막상 관리나 생활편의가 고민되는데 아파트는 좀 낫지 않을까 해서 구경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들의 1순위 통장으로 청약을 해볼 예정이다. 양평은 비규제지역이다보니 세대원의 1순위 통장으로도 청약이 가능한다. 혹시 서울 집은 나중에 자녀에게 증여할 예정이냐고 묻자 "애들 하는 거 봐서"라며 웃어 보였다.

젊은 층의 방문도 눈에 띄었다. 30대의 주부 2명은 함께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꼼꼼히 메모하면서 상담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걱정돼 애들은 남편에게 맡기고 왔다"며 "주변에 학교들도 있고, 아파트가 대단지다보니 자체 인프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은 상담을 받고 아파트 현장과 경의중앙선 양평역까지 다 걸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평군은 대입 농어촌 특례 입학이 적용되는 지역이다. 자연과 함께하면서 진학을 고려하는 서울 수도권 학부모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에 자리한 '양평역 한라비발디' 모델하우스 내부. 예약 고객들이 상담 및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하나 기자.

‘양평역 한라비발디’는 양근리 산24의 41 일원에 자리한다. 양평에 나들이를 자주왔다면 알만한 입지다.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읍내를 거쳐 옥천면이나 한화리조트 양평, 중미산·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진입시에 관문삼거리를 지나자마자 있는 야트막한 산과 어우러진 곳이다. 식당이나 차량정비소 정도만 길가에 있었다. 지적도 상에도 자연녹지지만,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린맨션 1차 아파트(2종 일반주거지역)과 맞닿아 있다. KTX 중앙선 양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그렇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도 익히 알려진 터였다.

주변에는 편의시설과 인프라들이 몰려 있다. 양평군립도서관, 양평읍사무소, 양평군청도 인접해 있으며 양평시장,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롯데마트 등 쇼핑 시설이 모두 1.5Km 이내에 있다. 단지 인근에 남한강과 양평생활체육공원이 있다. 양평교를 건너면 억새림과 양평나루께 축제공원, 교평지구공원 등 수변공원도 있다.

양평역 주변 주거선호지…소규모 단지로 거래 적어

양평역에서는 KTX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다. 평일 오전 6~7시대에는 기차가 자주 배정되다보니 출퇴근도 가능하다. KTX로 청량리역까지 20분대면 진입할 수 있다. 양평역에서 남한강변 쪽으로는 양평군청 양평초, 아파트들이 있다. 역세권과 동시에 강을 바라볼 수 있는 '리버뷰'가 가능한 지역으로 지역 아파트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양근리 SK뷰(168가구)는 전용 84㎡가 지난 1월 3억6500만원에 매매됐고, 전세는 2억73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단지규모가 작은데다 실수요자들만 찾다보기 거래가 많지는 않다. 코아루리버팰리스(136가구)는 전용 117㎡의 경우 최근 신고된 거래는 작년 10월이 마지막이고 매물도 없다. 한진해모로(120가구) 역시 작년 9월에 거래된 전용 84㎡ 3억5000만원 매매가 최근이다.

지난해 양평에서는 4개 단지 총 1846가구가 공급됐지만, 미분양은 남아있지 않다. 완판(완전판매)을 알리는 플랭카드가 붙은 모델하우스. / 사진=김하나 기자.

신규 아파트들은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양평센트럴파크써밋(486가구)의 전용 80㎡ 분양권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분양가가 4억원으로 2019년 당시 미분양이었지만, 지난 1월 4억2670만원에 매매됐다.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아파트들은 지난해말까지 완전판매(완판)됐다. 분양가가 3.3㎡당 1200만원대로 전용 84㎡를 기준으로 하면 4억원 안팎에 책정된 단지들이다. 지난해 양평에서는 4개 단지 총 1846가구가 공급됐는데 미분양이 없다.

새 아파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의 KTX 뿐만 아니라 도로망 확충이 기대되서다. 기존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나 인근 국도를 통해 이동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양평-화도 구간)가 공사 중으로 2022년 말 개통 예정이다. 양평-이천 고속도로도 2025년 말 개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예비타당성 검토가 진행 중인 서울~양평간 고속도로(27㎞)가 확정될 경우 서울까지 20분대에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도 88호선 확장(퇴촌~양근대교 구간)도 추진 중이다. 아파트가 입주하는 시기에는 교통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분양 1849가구 '완판 '…"교통망 확충·농어촌 특별전형 기대"

무엇보다 양평은 수도권에서 몇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이다. 무주택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을 최대 70%까지 적용 받을 수 있다. 당첨자 선정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무주택자 및 1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도 적용되지 않는다. 거주의무기간도 없고 중도금 전액 대출이 가능하다. 청약자격도 청약총장 기입 후 1년이면 세대주나 세대원 모두 청약이 가능하다.

양평역 한라비발디는 오는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일 1순위, 5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1일 1단지(750가구), 12일 2단지(852가구)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2개 단지를 모두 청약할 수 있다. 계약은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이다. (계속)

양평=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