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10시30분께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대형마트의 매장 내부 모습이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15일 밤 10시30분께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대형마트의 매장 내부 모습이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사진=이미경 기자
15일 오후 10시 30분 서울 신공덕동 소재 한 대형마트. 직장인 김수오 씨(46)는 "영업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사람들이 시간대별로 분산된 것 같다"며 매장 영업시간 정상화를 반겼다. 이날부터 오후 9시로 단축 운영하던 해당 대형마트는 오후 11시까지로 영업 마감 시간을 다시 늘렸다. 김 씨는 "사람이 적으니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도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대형마트가 영업시간을 정상화한 첫날인 15일 저녁, 서울 신공덕동 소재 한 대형마트 매장 내부는 한산했다. 영업시간이 길어지며 방문객들이 시간대별로 분산된 결과다. 기자가 만난 이용객들은 "영업시간이 정상화되자 느긋하게 장을 볼 수 있어 좋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마트 영업 정상화에 계산대 '긴 줄' 사라져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대형마트 계산대의 모습. 영업시간이 늘어나 시간대별 이용객이 분산되며 마감시간에도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생기지 않았다./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대형마트 계산대의 모습. 영업시간이 늘어나 시간대별 이용객이 분산되며 마감시간에도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생기지 않았다./사진=이미경 기자
지난해 12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며 오후 9시로 앞당겨졌던 수도권 대형마트 매장의 영업 마감 시간이 15일부로 정상화됐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일부 지점을 제외한 대다수가 오후 11시까지 영업하고, 홈플러스는 자정까지 문을 연다.

이날 심야 대형마트 이용객 중에선 직장인이 많았다.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박현정 씨(43)는 "몇 달 만에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이미 저녁 8시, 8시30분이라 마트가 밤 9시까지만 영업할 때는 집 근처에서 장을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잠옷 차림에 패딩만 걸치고 마트를 방문한 김수환 씨(37)는 "씻고 잘 준비를 다 마쳤는데 갑자기 사야 할 것들이 생각나서 급히 왔다"며 "집과 마트가 10분 거리라서 편한 차림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시간에 마트에서 장을 볼 수 있다는 데서 갑자기 삶의 질이 확 높아진 느낌마저 든다"며 웃어 보였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에 따라 정상영업을 시작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일부 지점을 제외한 대다수가 오후 11시까지 영업하고, 홈플러스는 자정까지 문을 연다.

특히 영업 마감시간 임박 풍경이 달라졌다. 2.5단계에서 오후 9시경 계산대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던 것과 다르게 이날 오후 10시 50분에도 계산대는 여유 있는 풍경이었다.

김수오 씨는 "밤 9시까지 영업할 때는 마감 시간에 급하게 계산대로 뛰어가는 사람도 보였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운영 시간 정상화를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돼 다른 시설들도 정상화되길 바란다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작년 11월 결혼식을 올렸다는 박인영(가명)씨는 남편과 함께 대형마트를 찾았다. 박 씨는 "결혼하고 둘이 함께 심야 장보기를 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둘 다 직장인이다 보니 밤 9시까지만 영업할 때는 함께 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결혼식 때도 인원 제한이 있어 정말 아쉬웠다"며 "인원 제한이 풀리면 야구장 데이트도 하고 부부동반 모임도 하고 싶다"고 신난 표정을 지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