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PMI와 To-be Model의 중요성
“커리어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어느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지 최종 목적지를 아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그 목적지를, 그리고 우리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이사회 의장이자 미국 스탠퍼드대 총장을 역임한 존 헤네시의 저서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의 일부다.

해당 내용은 기업 인수합병(M&A) 작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인수 후 통합 과정인 PMI(Post Merger Integration)에서 소위 말하는 최종 목적지인 ‘To-Be Model’을 계획하고 수행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기업이든 사람이든 결국 방향성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PMI 통해 투자 회사 성장 방안 구체화해야

M&A를 진행하는 국내외 다양한 투자자들을 만나면 다양한 그룹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인수 후 어떤 방향성을 갖고 운영할지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그룹, 두 번째는 방향성은 없으나 인수 후 성공적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그룹, 세번째는 인수 이후 과정보다는 인수라는 목적만을 위해 열심히 진행하는 그룹이다. 그 중 마지막 경우는 인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론적 입장에선 위 세가지 그룹 중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PMI를 통해 투자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해 인지하고 고민하는 것은 기업 인수의 필수적인 과정이다.

2년 전 국내 A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인수부터 PMI 업무까지 지원했다. A업체는 동일한 대상회사 인수를 이전부터 검토해왔고, 비슷한 업종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인수 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도 갖고 있었다.

해당 거래의 체결 시점에는 피인수 회사가 적자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이를 가격에 반영하였으나, 향후 운영에 따라 흑자 전환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PMI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M&A 절차 상 계약이 체결되면서 본격적인 PMI가 진행된다. PMI에선 인수한 대상회사를 통합·발전시키는 업무가 진행된다. PMI 팀에서 총괄프로그램관리조직(PMO)은 각 업무흐름(Workatream)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조직이므로, 인수 팀 인력들이 PMO로 참여해 기존 방향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팀을 구성했다.

영업에 대한 방향성은 가지고 있으니 PMI 팀에게는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조직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위해 노력했다. A업체는 투자자 본인들의 장점을 해외에 적용시키며 생각하던 방향성을 구체화시켰고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한경 CFO Insight] PMI와 To-be Model의 중요성
인수 이후 운영 방향 치열하게 고민해야

PMI에 대한 소개를 할 때 항상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다. 'PMI의 시작은 왜 인수를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아직 PMI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과 함께 PMI를 접하는 이들이 어떤 자세로 처음을 임해야 할지 해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인수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시작해 실사를 진행하고 최종 협상 단계에 왔다면, 이미 PMI의 절반은 온 것이다. 이런 투자자들이라면 이미 향후 통합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게 보통이다. M&A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인수 자체를 목적에 두는 것이 아니라, 투자 이유나 이후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 팀원들과 PMI와 관련된 큰 숲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대화를 늘려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