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중 공실 상태인 1만4229가구가 소득·자산기준 없이 무주택자에게 전세형으로 공급된다. 당초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물량 3만9000여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게다가 서울에는 물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11·19 대책이 전세안정 효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지난달 발표한 '11·19 전세대책'의 후속조치로 LH가 관리하는 전세형 공공임대 주택 1만4299가구의 입주자 모집공고를 21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전세대책에서 공실 상태의 공공임대를 소득·자산기준을 없앤 채 전세형으로 전환한 뒤 무주택자에게 신속히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국토부는 10월 기준으로 공실 임대가 전국 3만9093가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공실이 기존 방식대로 소진돼 현재 기준으로 LH가 관리하는 공실 임대는 1만4299가구로 줄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수도권은 4554가구, 지방은 9745가구이며 서울 물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에서는 현재 SH가 공실 임대 5586가구를 소진하기 위해 이달 3일부터 30일까지 기존 소득기준을 유지한 채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물량 중 계속 공실로 남는 물량이 있으면 소득기준을 풀고 무주택자 모두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1만4299가구의 구체적인 위치와 평형, 임대료 등은 LH 청약센터에 게시된 입주자 모집 공고문이나 LH 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세형 임대는 시중 전세가의 80% 수준인 임대료를 최대 80%까지 보증금으로 돌려 월 임대료를 최소화해 전세와 유사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다. 이번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전세형 공공임대는 소득·자산 요건을 요구하지 않기에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단, 저소득층의 입주 기회가 축소되지 않도록 신청 지역이나 단지에서 입주 경쟁이 발생하면 소득이 낮은 가구부터 입주 기회를 부여한다. 입주자는 기본 4년에 입주 대기자가 없는 경우 2년 연장해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소득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 이하인 입주자는 시세 70~75% 수준의 임대료로, 100%를 초과하는 입주자는 시세 80% 수준의 임대료로 거주하게 된다. 입주 대상자는 필요 시 보증금을 버팀목대출 등 전세자금 대출로 지원받을 수 있다. 보증금이 부담되는 입주자는 보증금을 낮추고 임대료를 높이는 보증금 전환제를 통해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맞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정할 수도 있다. 입주 신청은 내년 1월 18~20일 LH 청약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