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점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의 재정지원은 선별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1일 OECD는 '2020년 12월 경제전망'을 통해 국가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한국은 올해 -1.1% 역성장한 후 내년 2.8%, 2022년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9월 중간경제전망보다 하락했다. 당시 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0%, 내년 2.9%일 것으로 예측했다. 2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1.8%에서 1.6%로 낮춘 셈이다.

일자리 사라진다

국내외 다른 기관과 비교해도 OECD의 전망치는 낮은 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각각 3.1%, 3.0%로 전망했다.

OECD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고용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언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한국에서 약 42만1000개의 직업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비정규직 종사자가 특히 어려운 조건에 처했고, 일부 직업은 환경 변화에 따라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수요는 올해 1.1% 감소한 후 내년 2.7% 반등할 것으로 봤다. 개인의 소비는 각각 -4.1%, 3.2%로 전망됐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0.5%, 내년 0.6%로 저물가가 계속될 전망이다. 실업률은 3.8%에서 3.6%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봤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내년 4.2%로 전망됐다. 올해 -4.2%에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가별로 보면 OECD 소속이 아닌 중국과 인도가 각각 8.0%, 7.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3.2%), 유로존(3.2%), 일본(2.3%) 등 OECD 국가의 성장률은 이보다는 낮은 것으로 예측했다.

재정건전성 악화 지속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역성장 폭이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고 언급하며 이는 정부의 확장재정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85조원에 이르는 정부의 지원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3.9%에서 내년 46.3%, 2022년 48.1%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의 전망치보다는 약간 낮게 추산됐다. GDP 대비 재정수지 비율은 올해 -4.2%에서 내년 -3.8%로 소폭 완화될 전망이다.

OECD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피해가 극심한 계층에 집중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지원을 더 필요로하는 가계에 선별적으로 지원돼야한다는 것이다. OECD는 또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이 국가채무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