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류현진 몸값의 1/10 대우도 받지 못했던 김광현
5경기서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2013년 류현진 능가
'빅리그 신인' 김광현, 류현진 뺨치는 데뷔 후 5경기 성적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라이벌 구도가 깨지기 시작한 건 류현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부터다.

류현진은 2012년 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부터 포스팅 금액 2천573만7천737달러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데뷔 첫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몸값을 제대로 했다.

반면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류현진 수준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

류현진의 성공에 자극받은 김광현은 2014년 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는데, 최고 응찰액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적어낸 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류현진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연봉 협상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고 KBO리그로 복귀했다.

이때부터 류현진과 김광현의 라이벌 구도는 희미해졌다.

김광현은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류현진보다 7년 늦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위치는 달랐다.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4년 8천만달러의 잭폿을 터뜨리며 에이스로서 토론토에 입성했지만, 김광현은 신인 투수로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까지 걸어온 길은 완전히 달랐다.

그러나 김광현은 다시 류현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분위기다.

데뷔 시즌 첫 5경기에서 류현진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리그를 흔들고 있다.

김광현은 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은 데뷔 후 5경기에서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013년 데뷔 후 첫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41로 순항했는데, 김광현은 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자신의 이름을 빅리그에 또렷이 각인시켰다.

데뷔 후 첫 선발등판 첫 4경기로 기준을 한정하면, 김광현은 2승 평균자책점 0.44를 기록했다.

만화 같은 성적이다.

류현진의 성적(2승 1패 평균자책점 4.01)보다 낫다.

김광현은 류현진보다 힘든 환경에서 데뷔 시즌을 맞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각 개막했다.

아울러 김광현은 보직이 마무리에서 선발 투수로 변동되는 등 팀 내 위치가 고정돼 있지 않았다.

팀 내부엔 코로나19가 번지면서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환경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환경적인 불리함을 딛고 깜짝 놀랄 만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최소한 현시점에서 김광현은 류현진과 라이벌이라 불릴 만한 자격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