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된 여파다. 정부가 2017년 8월 서울과 경기 과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지 3년 만에 아파트값이 두 배로 뛰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 아파트가 지난달 27일 11억원에 실거래됐다.

세종시에서 전용 84㎡가 1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7일 거래(9억3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올랐고, 지난해 말 거래 가격(6억7500만원)과 비교하면 4억2500만원 상승했다. 2017년 8월 이 단지가 5억19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아파트값이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다른 단지도 속속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전용 98㎡는 지난 4일 13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5월 직전 거래 가격(9억5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오른 값이다. 보람동 ‘호려울마을 10단지 중흥S클래스’ 전용 109㎡는 14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종시 집값은 연초부터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집값은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33.31%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가가 뛰자 전셋값도 덩달아 올랐다. 같은 기간 세종시 전셋값 상승률은 22.87%로, 역시 전국 최고였다. 새롬동 K공인 대표는 “여당에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나온 뒤 집주인들이 매물을 대부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때문에 당분간 시중 유동성이 세종시 등 지방 유망 지역으로 쏠릴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정철/장현주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