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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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는 돼 있었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디지털경제 혁신연구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AI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고 확산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여 공동대표는 "코로나 상황에서 전화응대가 지연되면 챗봇으로 이를 분산되도록 하고, 카카오맵을 통해 마스크 구매 약국 등을 알리기도 했지만 빅테크 기업으로서 무기력함을 느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그는 국내 IT(정보기술) 기업이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여 공동대표는 "굳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까지 얘기하고 싶지는 않으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은 네이버와 카카오 이상으로 국민 생활 저변에 스며들어 있는데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가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플랫폼과 해외 플랫폼이 한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규제에 노출되는 정도와 위반 시 벌칙 등이 동일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역시 "페이스북이나 구글, 중국 알리바바와 일대일로 맞붙어서 우리가 이기겠다고 하면 좋겠지만, (우리보다) 개발자 인력이나 자금 규모가 20∼30배 큰 기업들"이라며 "글로벌 기업 등 국내 (서비스하는) 모든 기업에 같은 (규제) 기준이 적용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디지털 관련법상 국내 기업만 규제가 적용되고 해외 기업은 규제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는 점을 카카오와 네이버 대표가 동시에 지적한 것이다.

이날 개최된 디지털 경제 혁신연구포럼은 AI, 게임, 전자상거래, 웹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인터넷 기반 디지털경제 활성화 취지로 만들어진 의원 연구단체다. 스타트업 육성과 규제완화, 공정경제 기반 강화, 중소기업과 벤처, 소상공인의 동반성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