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지난달 말 나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중국의 스타벅스’ 루이싱커피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금융시장에서 중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조치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재무정보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60일 안에 마련하도록 재무장관을 비롯한 금융시장 실무그룹(PWG)에 지시했다. 중국 기업의 투자 위험에서 미국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요구해온 중국 기업의 투명성 제고 요청을 중국 정부가 무시했다”며 “최근엔 중국 기업이 자국 금융당국 동의 없이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관련 서류조차 제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와 금융시장에 해를 끼치는 중국 정부의 관행을 종식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세계 각국이 중국 기업의 상장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스닥의 기준 강화는 세계 거래소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스닥은 지난달 18일 기업공개(IPO)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상장 예정 기업이 최소 2500만달러(약 300억원) 또는 시가총액의 4분의 1 이상에 달하는 자금을 공모해야 상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