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생산으로 진입장벽 낮고 소비자층 유사" 최근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그룹이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드는 등 백화점과 패션업체가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 산업의 성장 폭이 둔화하는 가운데 유사 업계이면서도 비교적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21일 스킨케어(피부관리) 브랜드 '오노마'(onoma)를 출시해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와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피부 관리에 신경 쓰는 남성들을 포함해 성별이나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소비자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도 지난 11일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여성복 1위 업체인 한섬이 패션 외 사업에 손을 대는 것은 198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년 초에는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패션업계의 화장품 시장 진출은 올해 갑자기 생겨난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코웰패션은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참존에 대한 지분을 100% 확보하면서 "화장품 시장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 신성장 동력 추가 확보"라고 설명했다.
또 2018년 생활문화기업 LF의 주력 패션 브랜드 '헤지스'는 남성을 겨냥한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를 내놨고, 이듬해에는 자체적으로 비건(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만들었다.
아울러 이랜드그룹의 속옷 브랜드 에블린, 스웨덴 제조·유통일괄형(SPA)브랜드 에이치앤엠(H&M), 2018년 로레알이 인수한 의류 쇼핑몰 '스타일난다' 등도 일찍이 자체 화장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화장품 업종은 과거처럼 직접 생산하는 대신 코스맥스 같은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에 맡길 수 있어 진출 시 진입장벽이 낮다"며 "유행에 대한 민감성이나 주 소비자층 측면에서 의류업과 유사하다는 것도 이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 1분기 화장품 업계의 실적 부진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일시적 영향일 뿐 장기적인 성장성과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화장품 업계가 'K-뷰티'는 물론 남성 소비자까지 포섭하며 꾸준히 판로를 넓히는 등 성장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는 2022년까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K-뷰티' 화장품 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불모지였던 남성용 색조 화장품 시장도 2017년 1조 원 규모를 돌파한 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