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매달리는 여고생 역으로 이미지 변신
'인간수업' 정다빈 "욕만 있는 대본, 내 작품 아닌가 했어요"
2000년대 초 만 3살의 나이로 아이스크림 브랜드 CF에 출연하며 '아이스크림 소녀'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정다빈(20)이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 돌아왔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정다빈이 성인이 된 후 출연한 첫 작품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파격적인 소재의 이 드라마에서 그는 전자 담배를 입에 물고 다니며 '조건만남'을 하는 여고생 서민희 역으로 분했다.

아역으로 대부분의 필모그래피를 채웠던 그로선 파격적인 역할이었다.

정다빈은 1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 라운드인터뷰에서 "원래 대본은 연초담배를 피우는 거였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담배를 배울까 봐 우려한 감독님이 전자담배로 바꿔주셨다"며 환하게 웃었다.

"민희와 저는 정말 다른 인물이에요.

일단 말투부터 고쳤어요.

사실 제가 욕을 정말 못하거든요.

오디션 때 욕만 쓰여 있는 대사를 받고 '어떡하지, 내 작품이 아닌가 보다' 싶었어요(웃음). 촬영할 때 마음가짐은 '기존의 정다빈은 없는 사람이다, 촬영하는 기간은 서민희로 살아보자'는 거였어요.

작가님도 대본 리딩 끝나고 나서 '그냥 한번 새로 다시 태어나보는 게 어때요?'라고 말씀해줘서,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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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정다빈 "욕만 있는 대본, 내 작품 아닌가 했어요"
'인간수업'은 고2 남학생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며 돈을 버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정다빈은 "부모님도 대본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최근 보도된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대본이 정말 충격적이었고 어려웠어요.

처음 대본을 받고 나선 '이런 일이 과연 현실에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섭기도 했어요.

몇 번을 더 읽고 나서야 이 드라마가 전달하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됐고, 이 작품이 현실 문제의 매개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꼭 하고 싶었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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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회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n번방'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요즘 'n번방'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사건을 접하고 정말 경악했어요.

이 드라마는 1년 전에 촬영해서 지금 나온 건데 'n번방'이 이 시기에 터져서 그쪽으로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그런 작품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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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정다빈 "욕만 있는 대본, 내 작품 아닌가 했어요"
첫 성인 배역부터 '화끈하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그는 "필모그래피에 '인간수업'이 들어가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소녀' 수식어가 싫지 않아요.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렇게 기억해주는 게 너무 감사하고 좋아요.

다만 성인이 됐고 이제 연기자로서도 계속 나아갈 거니까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면서 다른 느낌으로, '인간수업' 민희처럼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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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