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JTBC '부부의 세계'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JTBC '부부의 세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청률 20%는 꿈의 수치였다. 시청률 10%만 넘겨도 '성공'했다고 평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본방사수'라는 개념이 약화되면서 TV 시청률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시청률 30%를 넘기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 신드롬은 계속된다 …예능 치트키 '미스터트롯'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핫'한 인물들은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신들이다. 지난해 최고 시청률 18.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송가인이라는 스타를 탄생시킨 '미스트롯'의 시즌2 버전인 '미스터트롯'은 35.7%라는 전무후무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종편, 케이블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다.

'미스터트롯' 7인이 출연하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목요일 심야 시간대 최강자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미스터트롯'의 1위 임영웅을 비롯해 영탁, 이찬원 등 TOP7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시청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MBC '라디오스타'는 4년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회복했고, JTBC '뭉쳐야 찬다' 역시 지난해 6월 첫 방송 이후 처음으로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 드라마도 "재밌다" 입소문 나면 20% 돌파

예능 뿐 아니라 드라마도 시청률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1회부터 6회까지 '19금'이라는 초강수를 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방송 6회 만에 순간 시청률 20%를 넘겼다. 지난해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올해 SBS '낭만닥터 김사부2'에 이어 또 다시 시청률 20% 드라마가 탄생한 것.

'부부의 세계'는 불륜을 소재로 하지만 미화하지 않는다. 믿었던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후 아내가 경험하는 심리적인 무력감과 복수를 촘촘하게 다루면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부부의 세계'의 폭발적인 반응에 BBC 원작 드라마까지 관심을 받을 정도다.
/사진=JTBC '부부의 세계'
/사진=JTBC '부부의 세계'
◆ "결국엔 콘텐츠다"

놀라운 시청률 기록이 이어지면서 몇몇 사람들은 "결국 노년, 중년층을 잡아야 하는 거냐"고 자조했다. 하지만 많은 방송관계자들이 "이젠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만 재밌으면 통한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스터트롯'과 '사랑의 콜센타'까지 연이어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서혜진 TV조선 예능국장은 "처음엔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지상파 출신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면서 프로그램 인지도를 높여가던 JTBC, '하트시그널'과 '도시어부' 시리즈의 채널A와 '나는 자연인이다' 등 알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MBN에 비해 TV조선은 종편 중에서도 예능 최약체로 분류됐기 때문.

이 상황에서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은 '미스터트롯'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익숙한 트로트와 경연 프로그램에 세련된 감각을 더하면서 전세대가 함께 보는 예능프로그램이 탄생했다는 것.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시청률 양상을 보면 더 이상 지상파, 케이블, 종편 등 플랫폼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입증됐다"며 "재밌고 신선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반응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방송 콘텐츠 역시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확실히 새로운 콘텐츠는 화제성도 높고 시청률도 다르다. 앞으로도 이런 콘텐츠가 계속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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