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에서 지난 7일 이뤄진 신고가 거래에 이상정황이 포착됐다. 법인 매수자가 중개업소 등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주택형 거래가격이 21억원에서 16억원, 다시 22억원으로 널뛰기 하면서 시장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13일 잠실 일대중개업소와 대형 중개법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22억원에 거래가 성사된 리센츠 전용 84㎡(11층)는 매수자가 법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잠실 부동산시장에 정통한 한 중개법인 대표는 “해당 거래는 부동산중개업소를 거치지 않은 직거래”라며 “지인이 아니라면 수십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직거래로 하지는 않기 때문에 특수거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일 21억원(11층)까지 거래됐던 해당 주택형은 올 들어 18억원~19억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등의 여파가 겹치며 가격이 조정받았다. 다주택자 매물 중 일부는 17억원대에도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6일 16억원 실거래 사례까지 나오면서 부동산 하락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16억원 거래는 가족간 증여를 위한 특수거래로 파악됐다.

이번 거래가 이뤄진 동은 한강에서는 가깝지면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어 로얄동으로 분류되지 않는 동으로 알려졌다.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가장 로얄동으로 분류되는 231동과 232동쪽 호가도 21억원 선”이라며 “대단지인 만큼 층과 동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도 22억원 신고가 거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사자간 거래 등 여러 가지 정황을 감안했을 때 특수거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알지 못하는 일반 소비자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직거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절세나 여러가지 목적을 위해 법인거래를 활용하는 등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상거래 정황이 파악되면 이해관계자 조사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