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은 지난해 하반기에 연속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분기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4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는 23억원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초 LG유플러스가 인수를 발표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승인을 얻지 못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규 가입자 유치는 물론 기존 가입자 방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LG헬로비전 실적은 디지털케이블과 알뜰폰(MVNO) 가입자 숫자가 핵심이다. LG유플러스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 가입자 이탈이 심했다. 지난해 하반기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는 약 3만 명 감소했고, 알뜰폰 가입자는 6만 명 넘게 줄었다. 4세대 이동통신(LTE) 가입자도 2만5000명 감소하면서 LG헬로비전의 경쟁력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입자 수 감소와 함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줄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부진한 실적은 주가 하락세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LG헬로비전의 실적과 주가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영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도 본격화가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 조건에서 알뜰폰 사업인 헬로모바일 매각은 제외됐다.

LG유플러스가 5세대(5G) 이동통신 도매가를 68% 인하하면서 LG헬로비전은 저렴한 가격으로 5G 알뜰폰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됐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모집에 나서면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SK텔레콤 등 기존 통신3사는 지난해 5G를 상용화한 이후 이동통신 ARPU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 알뜰폰 사업자도 5G 가입자 증가를 통해 ARPU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로 두 회사는 유통망을 공유하게 됐다. 케이블 사업자는 인터넷TV(IPTV) 사업자보다 유통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케이블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이 LG유플러스 유통망을 활용하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해진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를 디지털 케이블로 전환해 ARPU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가입자 확대에 따라 유료방송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합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860만 명을 웃돌아 업계 2위에 해당한다. 홈쇼핑송출수수료 협상력 제고 및 LG유플러스의 유선 인프라 활용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영업활동 정상화로 LG헬로비전 실적은 갈수록 좋아질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9.6% 증가한 267억원으로 추정한다.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1.3% 증가한 324억원으로 전망한다. 2017년(729억원)과 2018년(680억원)에 비하면 영업이익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시너지 효과에 따라 실적 개선 폭은 커질 여지가 충분하다.

270만 명의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LG헬로비전의 시가총액은 3330억원(10일 종가 기준)이다. 알뜰폰,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가입자 등을 제외하고 볼 때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당 12만2000원 수준이다. 기존 인수합병 (M&A)가치와 비교할 때 현저한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LG헬로비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4배까지 하락한 상태다. 역사적 최하단에 머물러 있다. 올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주가 수준이다. 향후 주가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ks1.choi@s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