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우크라이나 '말란카 축제'
우크라이나 서부 크라스노일스크 마을에서 지난 14일 열린 ‘말란카 축제’에서 건초와 갈대로 만든 의상을 입은 한 남자가 미소 짓고 있다. 양 날개 부분은 꽃으로 정성스럽게 장식했다. 마을을 수호하는 요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말란카 축제는 매년 1월 13~14일 이틀간 열린다. 동로마제국을 잇는 동방정교회의 교회력인 율리우스력으로 새해 첫날인 1월 14일을 기념하는 축제다. 말란카는 우크라이나 민속신앙에 등장하는 ‘다산의 여신’이다. 축제를 앞두고 주민들은 직접 의상을 만든다. 낡은 옷을 재활용하거나 건초, 갈대 등 자연 속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제작한다. 축제가 시작되면 말란카 의상을 입고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웃들의 집을 방문한다. 짧은 연극을 하거나 캐럴을 부르면서 새해 가정의 행복과 풍요를 빌어준다.

마을 전통 축제를 통해 이웃과 정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근 국내에선 이런 풍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이웃과 가벼운 인사라도 주고받으면 어떨까.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