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내년 초까지 위안·달러 환율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미국의 관세율 인상을 위안화 평가절하로 방어했던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다시 올리면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가치 상승) 주식시장에선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수 있어 외국인이 몰릴 종목을 살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달러당 6.991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13일 기준치(달러당 7.0156위안)보다 0.34% 내린(위안화 절상)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8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5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 달러당 6.7위안대에 형성됐던 환율은 최근까지 4%가량 뛰었다. 내년 초 양국이 협정문에 서명하면 환율은 다시 달러당 6.8위안대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이후 원·달러와 위안·달러 환율은 거의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며 “달러당 6.845위안까지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145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2원30전에 마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100~1170원일 때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환율이 떨어지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미디어, 기계 업종 순으로 외국인 순매수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며 “달러당 1120~1140원으로 떨어지면 외국인 매수가 대부분 업종으로 확산되며 조선, 자동차, 반도체가 상승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24억원, 846억원 순매도, 기관은 25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2.10포인트(0.10%) 떨어진 2168.15에 장을 마쳤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