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영향 주목…코빈 당수 향한 이스라엘 정치권 반감 재확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는 12월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정보 협력을 중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9월 네타냐후 총리가 런던을 방문했을 당시 인터뷰를 하면서 코빈 당 대표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 공약을 이행하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도 영국과의 안보 협력을 지속하겠느냐고 질문했으며 이에 네타냐후 총리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더는 답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노동당 집권 시 양국 정보기관 간 협력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코빈 당 대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인물로, 반유대주의 흐름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 영국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

아울러 노동당은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인권 탄압에 사용되는 무기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네타냐후 '영국총선서 노동당 승리 때 정보협력 중단' 시사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이어 이어 영국 정보기관의 두 번째로 중요한 정보 교류 대상이라는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국내정보국(MI5)과 해외정보국(MI6)은 모사드와 이란부터 반테러리즘 등 다양한 이슈에 걸쳐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2015년 영국 경찰이 런던 북서부의 주택을 급습, 수 톤의 폭발물을 비축하고 있던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 연계 조직을 습격해 소탕한 것도 모사드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다.

양국 정보기관의 전·현직 관리들은 피해가 오래가서는 안 된다면서도 코빈 당 대표 집권 시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분명히 싸늘해지겠지만" 배후에선 양측 정보기관의 교류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니 야톰 전직 모사드 수장은 양국의 정치 지도자가 충돌해도 안보 기관끼리는 조용히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빈 당 대표나 측근들이 러시아나 이란 같은 다른 국가와 정보를 공유한다고 판단되는 수준까지 나아가면 이스라엘이 정보 교류를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보기관 사이에서는 동맹의 정보는 전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며 만약 "정보가 샌다면 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영국총선서 노동당 승리 때 정보협력 중단' 시사
텔레그래프는 네타냐후 총리가 부정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고,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권력 장악력이 떨어졌지만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는 우파 진영과 이스라엘 차기 정부 구성을 노리는 중도 성향의 청백당도 코빈 당 대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중도 좌파 성향인 노동당도 지난해 코빈 당 대표가 영국 내 유대인에 대한 "반감"과 "이스라엘 정부 정책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며 코빈 당 대표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