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합동 군사훈련 실시

지난 18일 유럽연합(EU)이 북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 등 발칸 국가들의 신규 가입을 보류한 가운데 세르비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세르비아가 조만간 러시아와 합동 군사 훈련에 나서고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가입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이같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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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의 S-400 지대공 미사일이 전날부터 세르비아에서 진행된 군사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400 미사일이 해외 군사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다.

세르비아 국방부 역시 '슬라브의 방패 2019'(Slavic Shield 2019) 훈련에 "세르비아군뿐만 아니라 러시아 공군에서 사용하는 방공 미사일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며 이를 확인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세르비아가 EU에 가입하려고 하는 와중에도 전통적인 우방국을 놓치지 않으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합동 군사 훈련을 통해 세르비아를 자국의 지정학적 영향력 아래 두고자 한다는 것이다.

양국은 정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23일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세르비아 공영 RTS 방송에 출연해 양국이 외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동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비아가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인 EEU에 가입하는 것 역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EEU는 2015년 EU에 대응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도해 창설한 연합체다.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이 가입돼있다.

블룸버그는 EU와 EEU 지역 국가들에 대한 세르비아의 현재 수출 규모를 비교하며, 이번 가입 결정은 경제 분야보다 정치적 중요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현재 세르비아의 EEU 지역 국가들 대상 수출 규모는 약 11억달러(1조2천900억원)에 이르지만, 대EU 수출 규모는 무려 약 130억달러(15조2천500억원)에 육박한다.

블룸버그는 세르비아의 EEU 가입이 "서방국가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해석했다.

한편, 세르비아 무역부는 EEU 가입으로 현재 대러시아 수출 규모가 3년 이내에 1.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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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