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무장관 "터키는 진지한 국가…편지 갈 곳은 쓰레기통"

"(괜히) 강한 척 하지 말라", "바보 짓 하지 말라"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무장조직 쿠르드민병대(YPG)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공격을 만류하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이 편지는 터키에 도착했지만 곧장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터키, 쿠르드공격 만류 트럼프 편지 '쓰레기통에 버렸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현지 TV에 "터키는 진지한 국가"라면서 "이런 편지가 갈 곳은 어디일까.

쓰레기통이다.

회신은 군사작전의 형태로 보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2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는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터키의 군사작전을 묵인하고 시리아 북부에서의 미군 철수의사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한 지 3일 후인 9일자로 돼 있다.

"좋은 거래를 하자. 당신은 수천명을 학살했다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도 (경제제재로) 터키 경제를 파괴하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며 쿠르드족과의 협상을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올바른 인도적 방법을 취하면 역사는 당신을 호의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역사는 당신을 영원히 악마로 간주할 것이다.

강한 척 하지 말라. 바보 짓 하지 말라. 나중에 전화하겠다"며 시종 스스럼없고 친근한 내용으로 일관했다.

터키가 끝내 군사작전을 단행하자 트럼프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에 협조한 쿠르드민병대를 저버렸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14일 터키에 대한 경제제재를 발동한 데 이어 16일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터키에 보낸 서한에 관해 언급하면서 "나는 터키에 공격을 허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