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 3분기(7~9월)에 2분기(3조4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분기보다 떨어졌지만 서버·스마트폰 업체의 수요가 회복되며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산업계에선 반도체 업황이 올 연말까지 바닥을 다진 뒤 내년부터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D램값 하락에도 반도체 '선방'…"영업익 3.3兆, 2분기 수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2250억~3조5880억원이다. 평균(컨센서스)은 3조3730억원으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에 약간 못 미친다.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전 분기와 비슷한 3조3000억~3조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 가격(DDR4 8Gb PC 범용제품 기준)은 지난 7월 2.94달러로 전달보다 11.2% 하락한 뒤 9월까지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D램값이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도 영업이익이 전 분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은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낸드플래시 출하 증가율은 각각 30.0%, 12.0%로 추정됐다.

반도체업계에선 5세대(5G) 이동통신 확산에 따른 스마트폰 업체의 구매 증가와 구글 아마존 등 서버 업체의 수요 회복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19)’에서 기자들과 만나 “3분기엔 1~2분기보다 서버업체의 수요가 좋았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도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파운드리 설비 가동률이 100%에 육박했다”며 “중국 시장에서 카메라 이미지 센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개선’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크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고 모바일, PC, 서버 등을 중심으로 주요 고객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해선 엑시노스 980 등 5G 이동통신용 통합칩셋(SoC)의 본격적인 양산이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7㎚(1㎚=10억분의 1m) 공정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중론’도 여전하다. 3분기 수요 회복이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에 따른 불안심리와 중국 화웨이의 선제적인 재고 축적에 기반했기 때문에 ‘추세적인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완제품 업체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지 않는 한 4분기 D램 가격은 3분기보다 10%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낸드 역시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10%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