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의료계 원로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과 관련해 "우리 의학계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하 의학한림원)은 4일 연구윤리성명서를 내고 "최근 법무부장관 임명을 위한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의학 논문과 관련된 연구윤리 위반 문제는 의학계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줬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의학한림원은 "경위가 무엇이든 의학계의 원로 석학 학술단체로서 후학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학문적인 모범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번 일로 상심하신 국민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한편 의학계는 의학연구자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논문에 대한 일부 일탈행위들이 비록 소수라 해도 전체 의학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학한림원 측은 "대한병리학회에서 해당 논문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소명과 검증을 거쳐 논문철회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점은 전문가의 학자적 양심을 지키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존중한다"면서 "몇몇 일탈행위들이 있다고 해서 모든 의학연구자들의 노력과 결실이 함께 폄하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학연구 및 교육에 있어 한 치의 부정한 행위도 없어야 함을 동료 및 후배 의학자들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또한 스스로 다짐하고자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 의학의 명예로운 전통을 지키는 길이며, 국민의 신뢰를 얻어 의학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며 "윤리적이고 정직한 의학발전을 선도하는 원로 석학 학술단체로서의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국민과 의학계에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딸 조모 씨는 2009년 한영외고 재학 당시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논문의 제 1저자로 등재됐다. 당시 조씨는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가량 인턴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논문의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해 타당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달 2일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조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에는 1저자,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했다", "딸 아이가 영어 번역에 기여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해당 논문은 최근 대한병리학회에서 직권 철회됐다.

한편 의학한림원은 2004년 창립된 의학 관련 석학단체로 기초 및 임상분야를 포함한 의학 분야에서 현저한 업적이 있는 의학자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의학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