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발표일에 사임
뉴욕타임스 CNBC 등 외신은 아이거가 지난 10일 애플 이사회에 사직서를 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거는 지난 4월 애플 이사회에서 떠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지 반년 만에 물러났다.
업계에선 애플의 OTT 시장 진출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은 애플이 새로운 OTT인 ‘애플 TV+’ 출시를 발표한 날이다. 디즈니도 자체 OTT인 ‘디즈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기업은 모두 11월 OTT 서비스를 출시한다.
아이거는 2011년부터 8년간 애플 이사를 지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의 인연 덕분이다. 디즈니는 2006년 잡스가 세운 애니메이션업체인 픽사를 인수했다. 아이거는 이 과정에서 잡스와 인연을 맺었고, 잡스가 별세한 뒤 후임으로 애플 이사직을 맡았다. 이후 디즈니와 애플은 수년에 걸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디즈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응용프로그램), 아이튠즈용 콘텐츠 등을 함께 개발했다.
경쟁 문제로 애플 이사직을 떠난 건 아이거가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에릭 슈밋 당시 구글 CEO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출시되자 애플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