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 동부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경찰에 투항하면서 자신의 범행이 멕시코인들을 노린 총격이었다고 자백했다고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루시어스는 사건 당일 총격 범행 이후 월마트 인근 교차로에서 검문에 걸렸을 때 손을 들고 차에서 내리며 "내가 총격범"이라며 저항 없이 투항했다고 경찰관 아드리안 가르시아가 체포영장 집행 진술서에 기재했다.

"엘패소 총격범, 경찰 투항후 멕시칸 겨냥 총격이었다 자백"
크루시어스는 투항 직후 변호인 접견권과 묵비권을 포기하면서 경관들에게 진술하기로 했으며, 자신이 AK 47 공격용 엽총과 많은 탄약을 들고 월마트에 들어간 것은 멕시코인들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크루시어스는 경찰에 체포됐을 때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고 표정을 직접 본 경찰관이 전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출동한 경찰에 일체 저항 없이 투항하는 이런 유형은 흔히 확신에 가득찬 범인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투항한 크루시어스는 체포 당시 후회나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크루시어스가 살해한 22명 중 대다수는 히스패닉계 이름을 썼으며, 최소 8명이 멕시코 국적자였다.

경찰과 법무부는 크루시어스가 범행 직전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이라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성명서(매니페스토)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에잇챈에 올린 점에 비춰 범행을 국내 테러리즘 차원에서 수사하고 있으며, 연방 증오범죄로 기소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CNN은 크루시어스는 친지가 알 수 없는 장소에서 범행하기 위해 자신의 거주지인 텍사스 앨런에서 차로 10시간이나 떨어진 엘패소 월마트를 총격 범행 장소로 골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