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수사권 조정안, 국민 기본권 보호 빈틈"
문무일 "수사권조정안 민주원칙 반해"
문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진행되는 수사권 논의에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해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총장은 다만 현재와 같은 수사권 조정 논의가 벌어진 것은 검찰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검찰부터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하겠다"며 "마약수사, 식품의약 수사 등에 대한 분권화를 추진 중에 있고, 검찰 권능 중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이 있는지 찾아서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검찰이 종결한 고소, 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검찰의 수사종결에도 실효적인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형사부, 공판부로 검찰의 무게 중심을 이동하겠다"며 특수수사 중심으로 운용됐던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변화도 예고했다.
문 총장은 과거 검찰이 정치적 사건에서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과오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검찰 개혁에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일부 중요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고, 억울함을 호소한 국민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검찰은 국민의 뜻에 따라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그러나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주고, 정보 분야 경찰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현재의 수사권 조정안은 민주적 원칙에 맞지 않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리고자 한다"면서 "검찰이 가지고 있던 전권적 권능을 축소하는 게 아니라 경찰에 넘겨주는 것 뿐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최근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검찰이 우려하는 부분들을 보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의 본질을 빗나갔다.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