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퍼로 연극 데뷔 안소희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
네명의 남녀 사이에서 꽃피우고 무너지는 사랑을 통해 인간의 욕구와 집착을 비꼬는 블랙코미디 연극 ‘클로저’가 8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김지호은 지난 2일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씁쓸한 웃음을 마음속에 남기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클로저’는 영국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희곡으로 1997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8년 초연 무대에 오른 후 7년 만에 공연이다. 소설가가 꿈인 남자와 스트립댄서인 여자로 이뤄진 한 커플과 여성 사진작가와 남성 피부과 의사의 또 다른 커플이 서로 파트너와 엮이게 된다.

김지호 연출은 이날 "원작은 사랑의 흐름에서 가장 안 좋은 부분만 집요하게 파고든다"며 "폭력적이고 문란한 대사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고민이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자의 의도를 헤치지 않으면서 한국 관객이 웃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대본은 황석희 번역가가 한국어로 옮겼다. 영국의 문화와 언어를 고려해 원작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한국 관객에게 정서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각색했다는 설명이다.
스트리퍼로 연극 데뷔 안소희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
이상윤과 김다흰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래리 역을 맡았다. 상대역으로는 진서연과 이진희는 상류층 사진작가 ‘안나’를 연기한다.

진서연은 2008년 공연 당시 앨리스 역으로 연극무대에 데뷔해 16년 만에 '클로저'에 복귀했다. 그는 “16년이 지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았다"며 "예전에는 앨리스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안나의 감정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감정에 충실하게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착각하는 게 누구나 하는 고민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원더걸스 출신의 배우 안소희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김주연과 함께 스트리퍼 '앨리스'를 연기해 기자 겸 작가 '댄'역을 맡은 최석진과 유현석과 합을 맞춘다.

파격적인 배역에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안소희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이기에 더 매력을 느꼈다”며 "처음 연극에 도전한 만큼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스트리퍼로 연극 데뷔 안소희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
연극 '클로저'는 7월14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