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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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을 자동차 관세 표적에서 제외할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내 증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알려진 내용대로 행정명령이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부담을 한시름 던다. 단 '무산'이 아닌 '연기'라는 점, 표적에 유럽연합(EU)이 포함됐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을 글로벌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원래대로라면 오는 18일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결정을 내릴 방침이었으나 이 역시 180일간 연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일단 국내 증시는 '관세 표적'에서 벗어난 것이라 호재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만 놓고 보면 관세 표적에서 벗어난 것이므로 호재가 맞다.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북미자유협정(NAFTA)을 재체결한 국가들은 관세 표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일본이 유력 대상국으로 좁혀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180일이란 유예 기간이 생긴 것이지, EU와 일본은 여전히 대상국이다. 특히 유럽이 포함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유럽에 관세가 부과되면 유로존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이어져 한국 역시 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자체가 무산된 게 아니라 연기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다"며 "독일 등 자동차 관련 산업 비중이 큰 나라가 포함된 EU에 관세가 매겨지면 우리나라 경기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재조정 이슈와 근래 최고 수준으로 오른 환율도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28일 장 마감 후엔 MSCI EM 지수가 재조정될 예정. 중국 A주가 5% 확대 편입될 예정인데 한국의 비중은 기존 13.5%에서 13.1%로 낮아진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비중 축소로 MSCI EM을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들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할 우려가 생겼다"고 했다.

고공 행진하는 환율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방은 역시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달렸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전후로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는데 이 경우 일시적으로 환율이 1200~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만약 양국 협상이 파국에 이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원·달러 환율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장기간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