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에너지를 화석연료로부터 얻기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 본격화됐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파리기후협약을 발표해 총 195개 국가가 서명했다. 미국이 탈퇴하면서 빛바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이 2030년 배출전망치 기준으로 37%를 저감해야 한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에너지 안보 측면뿐만 아니라 에너지 신기술 개발로 산업 발전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한국의 에너지정책은 산업 발전의 도구로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전통에너지 중심의 대규모 중앙집중식 공급 구조는 대량의 송전 손실과 온실가스를 발생시켰다. 또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최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세계 보급률은 유례없이 증가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태양광발전 비용은 ㎿h당 70달러로 전년 대비 19% 하락했다. 많은 국가에서 화석연료 발전 비용과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
그러나 경제성이 극복된 재생에너지도 발전량의 불확실성과 간헐성이 높다는 한계는 명확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에너지를 저장해 일부 해결할 수 있긴 하지만 문제를 완벽히 해소하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소를 이용해 불확실성과 간헐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연료전지 기술이다.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의 공동진화(coevolution)적 상호작용은 서로 보완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생산과 이송, 저장 및 이용의 각 단계에서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 부문별 고용을 창출해 다수의 밸류 체인에서 경제주체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할 토대도 제공한다. 또 분산 전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 수소(水素)에너지는 결코 소수(小數)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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