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대비 3억원 가까이 '뚝'
"2~3월 되면 더 떨어질 수도"
전용 84㎡ 매매가도 되밀려
강동구 연내 대규모 입주 앞둬
"서울 외곽까지 전셋값 약세"
입주 시작하자 전셋값 급락
2일 가락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는 최근 5억원 초·중반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가을만 해도 같은 면적 전세가격은 7억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사전점검 이후로 호가가 꺾이더니 지난달 31일 입주에 들어가자 저가 전세 물건이 늘기 시작했다.
서울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거리가 있는 편인 1·2단지는 5억원대 전세 물건이 흔하다. 가락동 L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대출 4억5000만원을 끼고 있는 저층 물건은 전세가 5억2000만원까지 나온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입주 조건이 안 좋은 집일수록 호가는 더 내려간다. B공인 관계자는 “1년짜리 단기 임대는 5억원짜리 전셋집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임대는 2~3개월 전만 해도 5억5000만원 선이었다. 4억원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예상했다.
아직 대부분 집주인이 6억원 안팎에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관측이다. 입주 마감일인 오는 4월1일 전에 잔금을 치르려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단지 규모가 커 경쟁자도 많다. 일반적인 아파트는 입주 3~6개월 전부터 세입자를 구하지만 이 단지는 입주를 10개월 앞둔 지난해 2월부터 전세 물건이 시장에 나왔다. 당시만 해도 전용 84㎡ 호가는 8억3000만~9억원 선이었다.
월별로 보면 최근 전셋값 내림세는 더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평균 7억2777만원에 계약됐다. 하지만 11월 6억8100만원을 기록하면서 7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달엔 평균 6억3473만원으로 떨어졌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전세 공급이 계속 늘어날 예정이어서 2~3월이 되면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용 59㎡ 호가도 4억8500만~5억5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0월엔 최고 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소형 주택형을 찾는 수요가 더 많다 보니 전용 84㎡ 호가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했다.
매매가격도 최고점 대비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11월 15억2500만~15억6000만원 선에 손바뀜하더니 12월엔 14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10월엔 최고 17억803만원에 거래됐다.
위례·하남 ‘입주폭탄’ 사정권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동남권 전세 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접한 강동구에서도 새 아파트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등 입주가 많아서다. 강동에선 옛 고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들의 입주가 몰린다. 오는 6월 래미안명일역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9월엔 고덕그라시움(4932가구)이 집들이를 한다. 연말에는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와 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등이 입주한다. 모두 1만436가구다.
서울보다는 인접한 경기 지역이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를 끼고 있는 하남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 2.99% 하락했다. 같은 달 송파구(-0.70%)와 강동구(-0.91%) 전셋값 낙폭보다 컸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셋값이 떨어지는 시기를 이용해 서울로 진입하려는 수요 때문에 인접 도시의 전셋값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형진/이주현/구민기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