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풍속 시속 249㎞의 초강력 허리케인 ‘마이클’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 상륙하면서 팬핸들 지역에서 가옥 파손, 도로 침수, 정전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플로리다 35개 카운티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20개 카운티 해안 지대에는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파나마시티의 한 주민이 이동식 주택 잔해 앞에서 망연자실해 있다.
멕시코만 해안지대 37만5천명 대피령…1등급 약화됐으나 '여전히 위험'메이저급인 4등급으로 세력을 키운 초강력 허리케인 '마이클'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플로리다, 조지아, 앨라배마 등 남부 3개 주가 직격탄을 맞았고, 사망자도 1명 확인됐다.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마이클은 이날 오후 2시께 플로리다 북부 멕시코비치에 상륙했다.상륙 당시 최고 풍속은 시속 155마일(249km)로, 최고등급인 5등급에 근접한 수준이었다.풍속이 시속 111마일(179㎞) 이상이면 메이저급인 3~5등급으로 분류되며, 이중 시속 157마일부터 5등급이 된다.다만 상륙한 이후로는 최고 풍속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오후 8시 현재 최고 풍속이 시속 90마일(145㎞)로 감소하면서 1등급으로 약화된 상태다.그럼에도 마이클은 여전히 극히 위험한 폭풍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마이클은 이틀 전만 해도 열대성 폭풍으로 분류됐지만, 플로리다 해안에 가까워지면서 빠른 속도로 위력을 확대했다.플로리다 주도인 탤러해시의 앤드루 길럼 시장은 "너무 빨리 위력이 커졌다"면서 "열대성 폭풍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4등급 허리케인을 맞게 됐다"고 우려했다.마이클은 시속 14마일(22km)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현재의 이동 경로를 고려하면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주말쯤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마이클은 26년 전인 1992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플로리다 북서부를 비롯해 앨라배마와 조지아까지 폭넓은 피해가 예상된다.국립허리케인센터는 "허리케인의 중심부가 앨라배마 남동부와 조지아 남서부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과 강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특히 직격탄을 맞은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으로선 1851년 이후로 최악의 폭풍을 맞이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과 트윗을 통해 "마이클은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이라며 "지금 당장 피난처로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팬핸들 및 빅벤드 지역을 중심으로 약 380만 명에 대해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됐고, 해안지대 주민 37만5천 명에 대해선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최고 14피트(4.3m)의 해일이 팬핸들 해안을 강타한 것으로 알려졌다.해안 주택가를 침수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인근 앨라배마와 조지아 일부 지역에도 강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내리고 있다.플로리다 3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주 방위군 2천500명과 구조대원 1천여 명이 투입됐고, 일대 지역의 관공서와 학교, 대학은 일제히 폐쇄됐다.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도 나왔다.플로리다 주도 탤러해시 서쪽의 개즈든 카운티 당국은 "허리케인에 따른 사망자가 1명 있다"며 "잔해에 관련된 사고로 나무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전력망 손실도 현실화하고 있다.플로리다에선 26만5천 가구, 조지아와 앨라배마에서는 총 5만 가구가 단전됐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전기·수도·가스 등 유틸리티 복구인력 1만7천여 명이 비상대기에 들어갔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플로리다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재정지원을 약속했다.마이클의 영향으로 '유전 지대'인 멕시코만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주요 석유 기업들은 원유시설에서 인력을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멕시코만 해안지대 원유 생산의 약 40%, 천연가스 생산의 33%가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연합뉴스
지난해 초대형 허리케인이 미국을 연쇄적으로 강타한 것은 대서양 수온 상승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연구원들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당시 대서양의 해수가 따뜻해졌을 뿐만 아니라 다른 대양의 수온보다 상당히 높았던 것이 허리케인의 위력을 키운 주요인이었다고 밝혔다.허리케인이 발생하는 시기는 태평양에서 라니냐 현상이 진행되는 것과 연관성이 적지 않다.라니냐는 수년마다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진 상태로 수개월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며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형성한다.2017년 경우, 10주 동안 모두 10차례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하비와 이르마, 마리아는 피해 기준으로 역대 5위권에 들어갈 만큼 맹렬한 기세를 떨쳤다.NOAA 지구물리 유체역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은 그러나 고해상도 모델링 실험을 통해 2017년에 허리케인의 활동이 현저해진 것은 라니냐보다 대서양 열대권의 수온 변화가 더 큰 역할을 했다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이들은 모델링 실험에서 향후 대서양 수온이 더 높아진다는 결과도 도출됐다고 밝히면서 이를 근거로 장차 대형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실험을 주도한 무라카미 히로유키 연구원은 대서양이 다른 대양보다 훨씬 더 따뜻해지면 대기가 불안정해지며 대형 허리케인의 발생이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다른 대양의 수온이 정상 수준보다 따뜻해지면 대서양에서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것이다.무라카미 연구원은 2017년에 대서양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진 것은 인간으로 인한 기후 변화는 물론 자연의 변동성 모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앞으로는 인간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더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구조 동물에 항생제 먹인 혐의…"병원 문닫아 어쩔수 없었다"미국에서 최근 허리케인에 휩쓸릴 뻔한 반려동물들을 구해준 여성이 무면허로 동물들을 치료해줬다는 이유로 체포됐다.이를 두고 현지 일간 USA투데이가 "착한 사마리아인이 체포됐다"고 전하는 등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23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 CBS뉴스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州)에 사는 타미 헤지스라는 이름의 여성이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유기된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27마리를 구조했다.동물 구조단체의 설립자인 헤지스는 강아지 10마리와 고양이 17마리를 임시보호소에서 돌보다 수의사 면허 없이 아픈 동물에게 항생제를 먹인 혐의로 지난 21일 붙잡혀 기소됐다.그녀가 돌보던 반려동물은 17일 지역 당국에 압수됐다.헤지스는 "반려동물의 주인들은 자기 목숨을 구하러 대피했다.남은 동물은 누가 구했겠는가.바로 우리가 했다"고 항변했다.헤지스는 또 허리케인 직전 한 노부부가 아프거나 다친 동물을 포함한 18마리의 반려동물을 단체에 데려다준 일도 있었다며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많은 동물을 홍수로부터 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그는 몇몇 아픈 동물에게 항생제의 일종인 아목시실린을 줬으며 항생제 연고를 사용했다고 밝혔다.이에 헤지스가 설립한 단체의 한 자원봉사자는 "당시 모든 동물병원이 문을 닫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말도 안 되는 혐의"라며 이번 체포에 대해 반발했다.그러나 지역 당국의 입장은 완강하다.노스캐롤라이나 웨인 카운티는 성명을 내 유기동물 처리관들이 "무면허로 동물들에게 약을 먹이는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웨인 카운티의 동물서비스 관리자 프랭크 사울스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우리가 (동물들을)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