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오는 21일 최대 10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계획 발표에서 충분한 물량을 내놔야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서울시가 여전히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있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만 가구 후보지는 어디… 서울시 '그린벨트 버티기'가 변수
17일 정부와 여당,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향후 내놓을 수도권 공공택지 30만 가구(30개 지구)의 3분의 1인 10만 가구 공급계획을 이번 주 내놓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그 정도(10만 가구)는 나와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잘 안 될 경우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1일까지 협의가 안 된 곳은 추후 2, 3차 계획을 통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여당에서도 공급 확대를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관련해 “사후관리가 중요하다”며 “지금 국민의 기대는 공급 확대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의 핵심지역은 서울이다. 국토부는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해제에 부정적이다. 그린벨트는 1~5등급으로 나뉘는데, 해제·개발은 환경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3~5등급지를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시 관계자는 “시내 그린벨트 149.13㎢ 중 3~5등급지는 20% 정도”라며 “하지만 3~5등급지 내에 1~2등급지가 섞여 있어 해제 및 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30만㎡ 이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시·도지사에게 있지만 이를 초과하는 면적은 국토부 장관이 해제할 수 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서울시 동의 없이 해제하면 정치적, 행정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시를 설득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린벨트는 최후의 보루라는 서울시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다른 공급 확대 방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시내 유휴철도부지를 포함해 다양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주택 공급이 가능한 유휴부지로 서울북부역세권 철도부지와 수색역세권, 용산역정비창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규 상업지역에 대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등 일부 규제 완화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 중이며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21일 30만 가구를 모두 발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21일 발표 직전까지 협의해야 할 것 같다”며 “서울시가 후보지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토부와 함께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그린벨트 해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 42개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는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주택공급정책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만 가구 후보지는 어디… 서울시 '그린벨트 버티기'가 변수
최진석/서기열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