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예상지역 벌써 '들썩'
당·정·청이 서울 집값 급등세를 잡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헐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강남권 그린벨트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에 매수세가 모이고 매물은 자취를 감추는 모양새다.
5일 서울 내곡동에서 만난 M공인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들리면서 지난 주말부터 하루 네다섯 통씩 매수 문의 전화가 온다”며 “어제는 강북에서까지 땅을 보러 오기도 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내곡동은 세곡동과 함께 강남권 그린벨트로 알짜 입지로 꼽히는 곳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세곡동과 내곡동 그린벨트 등 임야 시세는 입지에 따라 3.3㎡당 최고 4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초구 그린벨트 면적은 23.9㎢로 서울에서 가장 넓다. 세곡동 Y공인 관계자는 “한 땅주인은 30년 방치한 세곡동사거리 주변 임야(793㎡)를 어제 갑자기 11억원에 내놨다”며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들리자 이때다 싶어 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시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강남권과 인접한 데다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매수세가 모이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과천동 J공인 관계자는 “강남까지 차로 20분 거리밖에 안되는 데다 지하철 4호선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매수 문의가 두 배 많아졌다”며 “대로변과 가까운 임야는 3.3㎡당 최고 1200만원까지 거래된다”고 했다.
과천동 M공인 관계자는 “올초부터 과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일대 그린벨트 시세는 이미 높게 형성됐고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라며 “그린벨트 내 토지를 대량으로 매입한 뒤 여러 필지로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 업자들도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양길성/민경진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