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이 주도해왔던 로봇 핵심부품 시장의 패권을 놓고 일본과 중국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로봇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기업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첨단제품 제조 육성 방안인 ‘중국 제조 2025 전략’에 따라 중국 로봇산업이 발전하면서 최고 기술이 요구되는 핵심 로봇 부품산업에도 중국 기업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 로봇 기술인 소형 정밀 로봇 팔 감속기가 대표적인 사례로 수많은 중국 기업이 도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감속기는 로봇에서 인간 근육에 해당하는 모터를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절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그동안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사가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지만 최근 중국의 리더 드라이브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하모닉과 중국 리더 드라이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각각 40%와 20%다. 중국 광둥성 지역에는 40~50개의 전문 로봇 기업들이 들어서 일본 부품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이 2016년 독일의 산업용 로봇 제작사 쿠카를 45억유로에 인수했다.

중국 정부가 2015년에 발표한 ‘중국 제조 2025’는 로봇 등 10대 첨단 산업을 선정해 세계적 기업을 키워 중국을 하이테크 국가로 발돋움시킨다는 전략이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년 세계로봇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은 현실에서 출발해 수요에 따라 더 높은 품질의 로봇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하이테크 패권을 겨냥한 야심찬 계획들이 미·중 무역 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