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부회장의 업무 지시에… 난감한 경총 직원들
송영중 부회장 '출근 투쟁'
직원들 '전화 지시' 거절 힘들어
결국 손 회장이 나서 송 부회장의 업무를 정지시켰지만 송 부회장은 “경총을 위해 일하겠다”며 사무실로 나오고 있다. 송 부회장은 출근하면 30분~1시간가량 사무실에 머물다가 “외근을 하겠다”며 자리를 뜨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회장이 사실상 자진 사퇴를 권유한 손 회장의 메시지를 무시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이들은 경총 직원이다. 송 부회장이 출근해 자리만 지키는 게 아니라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송 부회장의 업무가 정지된 만큼 직원들이 그의 지시를 따를 의무는 없다. 경총 임원과 본부장들은 송 부회장에게 결재 안건을 올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직 상임부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업무를 지시하면 이를 마냥 거절하거나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게 경총 직원들의 고민이다.
팀장이나 본부장급 직원은 대부분 송 부회장의 지시를 모른 척하지만, 일부 일반직원(전문위원)은 마지못해 지시를 따르는 일이 있다고 한다.
한 직원은 “대부분 ‘자료를 보내달라’는 등의 단순 업무 지시여서 마냥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며 “직무정지된 송 부회장의 지시에 따랐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경제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굵직한 현안이 쌓여 있는 가운데 재계를 대변해야 할 경총이 내부 문제로 계속 발목이 잡혀 있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조만간 총회를 열어 송 부회장의 경질 안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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