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일파만파 번진 가족 관련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조 전무와 최근 경영에 복귀한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까지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조 회장은 22일 한진그룹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임직원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숙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두 딸인 조 사장과 조 전무를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게 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할 것"이라며 "조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며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차녀 조 전무는 현재 대한항공 전무직과 함께 진에어 마케팅본부장 및 전무, 진에어 부사장과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정석기업 대표이사 등을 맡고 있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장녀 조 사장은 지난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조 회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해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