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내부적으로 ‘변화’를 고민하는 것은 주로 사회공헌이나 상생협력 등 외부와 접점을 맺는 경영 사안들이다. 성과급 제도와 구조조정,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수년째 고민하고 있는 내부 문제들도 검토 목록에 올랐다는 전언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소를 계기로 과거엔 볼 수 없던 과감하고 파격적인 해법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 개편 작업은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장(상근고문)이 지난해 11월 “새로운 틀과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밝히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사회공헌 활동비로 연간 5000억원 안팎의 돈을 쓰면서도 삼성에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고민의 출발점이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휴대전화 부문 등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선 만큼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사회에까지 기여할 방안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방안도 삼성이 깊이 있게 검토하는 사안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부터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 3차 협력사들의 경쟁력 제고 방안까지 면밀히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는 “삼성 협력사에 국한하지 않고 지원 대상을 중소기업계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성과급 제도는 삼성 내부에서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야다. 과거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불린 사업부별 성과인센티브(OPI)가 수술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낸 이익의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도입했지만 경영진조차 “개인 성과를 반영하지 못하고 조직 간 위화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어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구조조정 같은 사업 재편도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들처럼 미래 먹거리를 위해 M&A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있는 삼성의 모든 계열사들이 해외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