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상열하한증<上熱下寒>
주위에서 “나는 몸이 좀 뜨거운 편이야”라고 얘기하거나 반대로 “나는 몸이 냉한 체질이야”라고 얘기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한겨울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름에도 내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 이는 체질의 한 부분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그런데 뜨거운 증상과 차가운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한쪽이 가짜인 경우도 있고, 두 가지 증상이 다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으며, 두 증상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또 인체의 상부는 뜨거우면서 하부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경우가 있다. 이를 일컬어 상열하한(上熱下寒)증이라고 부른다.

[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상열하한증<上熱下寒>
자연에서는 뜨거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난방을 할 때는 방향을 아래로 하고 냉방은 위로 향하게 해서 골고루 퍼지게 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도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놔두면 뜨거운 기운은 한없이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간다. 그래서 상열하한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가슴과 머리에 화(火)나 열(熱)이 있으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탈모, 안구건조증, 눈 충혈, 이명, 안면홍조, 구내염, 여드름, 가슴답답증, 두근거림, 화병 등의 증상이 생긴다. 배나 다리 쪽이 차가워지면 복통, 소화불량, 변비, 설사, 수족냉증이나 다리경련, 성기능장애, 생리불순, 생리통, 냉대하, 난임 등의 증상이 생긴다.

상열하한증의 치료는 상당히 까다롭다. 만약 어느 한쪽 증상에 너무 치우쳐 치료하다 보면 반대쪽 증상이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의 치법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부른다. 말인즉슨 ‘차가운 기운은 올려주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준다’는 뜻인데, 원래 보약의 대명사로 불리는 공진단도 사실은 수승화강 효능이 있는 처방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반신욕이다. 배꼽 아래는 따뜻하게 해주고 가슴 위쪽은 시원하게 해주는 목욕법으로 그야말로 상열하한증에 딱 맞는 건강관리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꾸준히 반신욕이나 족욕만 해도 많이 호전된다. 단 반신욕 도중에 얼굴이나 가슴에 열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면 바로 물 밖으로 나와야 올바른 반신욕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