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는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근로시간을 사업 규모별로 단축하는 동시에, 휴일 근로시간을 8시간 기준으로 휴일 수당 할증률을 차등해 적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근로시간 52시간 시행시기는 사업 규모별로 △300인 이상(2018년 7월) △50~299인(2020년 1월) △5~49인(2021년 7월)이다.
여야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휴일근로수당은 8시간 이내의 경우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고(기존 임금의 150%), 8시간을 초과할 경우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하기로(기존 임금의 200%)했다. 여야는 애초 주일근로수당을 기존 임금의 150%를 지급할지, 200%를 지급할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강병원 의원은 ‘주일근로수당 통상임금의 200% 지급’을 주장하면서 해당 논의가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에서 여야는 휴일 근로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수당을 차별화하는 방안으로 한 발씩 물러나면서 합의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을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로 보장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현행 제도에서 국경일·명절·어린이날 등 공휴일 규정은 공무원에게 적용되고, 민간기업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등으로 정한 경우에만 유급휴일로 인정한다. 이 때문에 중소·영세기업의 경우 명절 연휴도 유급휴일로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거나, 연차 휴가를 쓰는 근로자가 많았다.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단협·취업규칙에 공휴일 휴무규정이 없는 민간기업 근로자도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받게 된다. 이 또한 여야는 기업규모별로 △300인 이상(2020년 1월부터) △300인 이하(2022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관공서 공휴일을 휴무일로 지정하지 않았던 기업들에겐 연간 15일치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여야는 부대의견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은 실태조사 후 필요시 국회와 협의해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환노위는 또 현재 총 26개인 특례업종을 모두 다섯 개(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존치된 다섯 개의 업종에 대해선 연속 휴식시간을 최소 11시간 보장하기로 했다.
야당은 여당의 요구사안인 특례업종 폐지를 받아들이는 대신 탄력근무제, 특별연장근로 등 경영계의 요청 사안을 개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0인 미만 기업에 한해서 노사간합의가 있을 경우 2022년까지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시간을 허용하기로 했다. 여야는 또 2022년 12월까지 탄력근로시간제도 확대적용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