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용 E1 회장(왼쪽)과 김종민 노조위원장이 2일 열린 시무식에서 2018년 임금 협상 위임장을 들고 있다. E1 제공
구자용 E1 회장(왼쪽)과 김종민 노조위원장이 2일 열린 시무식에서 2018년 임금 협상 위임장을 들고 있다. E1 제공
액화석유가스(LPG)업체 E1이 23년 연속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을 이뤘다. 구자용 E1 회장의 소통 경영이 올해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E1은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했다고 3일 밝혔다. E1 노조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회사가 경영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백지위임을 결정했다.

E1은 1996년 이후 올해까지 23년째 노사 교섭 없이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짓게 됐다. 무교섭 임금 협상 타결은 구자용 회장이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결과라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분기마다 모든 임직원이 참석한 경영 현황 설명회를 통해 실적 등 회사 현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참석자 모두가 자유롭게 회사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평소에도 직원과 수시로 사내 이메일을 주고받고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최고경영자(CEO)로 널리 알려졌다. 승진한 직원에게는 일일이 축하 케이크와 카드를 전달하기도 한다.

구 회장은 시무식에서 “23년 연속 임금 무교섭 위임으로 상생과 화합의 노경 관계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회사를 믿고 맡겨준 노동조합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랑스러운 노경 문화를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E1은 탄탄한 노경 신뢰를 바탕으로 이날까지 무재해 34년을 달성했다. 국내 민간 정유·LPG사를 비롯한 에너지업계 최장 기록이다. 안전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개념으로 보고 다양한 예방활동을 해온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E1은 국내 가정·수송용 LPG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중계무역 확대 등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1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2조6778억원)과 영업이익(583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0%와 117% 증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