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의 정기간행물협동조합 이사장은 “매거진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인력, 기계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회원사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이창의 정기간행물협동조합 이사장은 “매거진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인력, 기계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회원사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정기간행물협동조합이 매거진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 공동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이창의 정기간행물협동조합 이사장은 14일 “2000년대 들어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고 콘텐츠 유통에서 포털의 영향력이 거대해지며 종이잡지업계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조합사들이 인력과 출판기계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매거진 클러스터를 형성해 양질의 콘텐츠를 어려움 없이 생산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원사에 매년 5~7% 배당

정기간행물협동조합은 산악, 종교, 요리, 관광, 기계산업 등 전문잡지사 73개가 모여 1999년 설립한 조합이다. 조합은 회원사들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통대행, 공동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용지 공동구매사업도 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회사당 평균 종업원 수가 7~8명일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

이 이사장은 그러나 “3년 전부터는 이익을 남겨 102개 회원사에 출자금의 5~7%를 배당할 수 있을 정도로 조합 사정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회원사들이 제작한 잡지의 유통, 판매를 대행하고 독자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던 콘텐츠를 따로 묶거나 특별호로 엮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이사장은 “회원사들이 발간하는 잡지는 일반인보다 관련 분야를 깊이 파고들기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몇몇 특별호의 경우 독자들이 언제 출판하는지 지속적으로 문의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매거진 클러스터 조성 추진

조합은 새롭게 매거진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 중이다. 규모가 작아 활용할 수 있는 인력, 기기 등이 한정돼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출판, 인쇄, 디자인, 출판유통 등을 주요 업종으로 하는 기업이 모여 있는 파주출판단지처럼 산업단지 형태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단순히 한 공간에 기업들을 입주시키는 것뿐 아니라 인력, 기기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조합사끼리 시너지를 내게 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한 회사에서 10명 미만의 인원이 글쓰기, 편집, 회계, 영업 등을 모두 해야 하는데 클러스터에 근무하면서 공동으로 경영관리를 전담할 인력을 두게 되면 회원사들은 콘텐츠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의 2차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에도 포함된 내용으로 잡지협회와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잡지유통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독자가 오프라인에서 좋아한 콘텐츠를 따로 뽑아 전자책으로 만들고, 이 전자책을 빌려 볼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수출사업도 준비 중이다. 이 이사장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의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는 한국 잡지에 관심이 많다”며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시장에 인기 잡지를 해당 언어로 번역해 수출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